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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고는 블로그에 있는 글과 다른 느낌으로 작성해봤습니다. 글은 제가 다 쓰고.. Gemini로 평서체로 한번 다듬었네요. 2024년 내용도 약간 포함되어 있습니다.
업무 방식의 변화
만 5년 정도 개발자 커리어를 이어오며 경험한 제품 개발 프로세스를 간략히 정리해본다면 다음과 같은 흐름인 것 같다. (특정 지점은 반복될 여지가 있다)
고객 정의 → 가설 정의 (문제 인식) → 워크플로우 정의 → 도메인 모델링 → 설계 및 구현 → 테스트 → 배포
첫 번째 SI 회사에서는 고객, 가설, 프로세스, 모델링이 이미 정의된 상태에서 주어진 지시와 제약에 맞게 빠르게 구현하는 역할을 수행했었고, 두 번째 SM 회사에서는 프로세스가 설계되는 과정부터 참여해 리더를 거쳐 기획자와 소통하고 피드백을 주고받으며 프로젝트를 설계하고 구현했다.
세 번째 회사에 이르러서는 가설 수립 이후 단계부터 논의에 참여하여 타 직군(PO, Product Designer, Front/App Engineer 등)과 커뮤니케이션하고 내가 담당하는 백엔드 영역에 대한 의사결정(일정 등)을 직접 내려야 하는 순간들이 많았다. 이러한 역할을 처음 맡게 되었을 때에는 그 책임감의 무게가 나에게 큰 부담으로 다가왔다.
타 직군과 원활히 소통하기 위해 기술 중심적인 용어와 맥락을 비기술자도 이해할 수 있게 변환하고 그 사람이 이미 알 것이다 라는 전제를 하지 않는 것이 너무나 힘들었으며, 작업 범위에 따라 스스로 일정을 결정해야 한다는 사실도 심리적인 압박으로 다가왔다.
당시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기적인 1 on 1이나 야근을 하며 이러한 부분을 너무나 잘 하시던 팀 리더님에게 질문드리고 피드백을 요청했던 기억이 난다. (리더님에게 정말 많은 것을 배웠다)
지금은 그러한 역할을 완벽하게 수행하고 있다고 할 수 없지만, 이 시기에 어떻게 일해야 하는지, 무엇을 해야 하는지, 어떻게 말해야 하는지를 가장 많이 배웠다고 말할 수 있겠다. 결국에는 강점도 커뮤니케이션, 단점도 커뮤니케이션인 박찬호 스타일(?)의 개발자가 되어가고 있다.
이때의 나는 업무에 대한 자세와 마인드셋이 구조적인
틀로 정립되었다고 생각했고(이 부분은 지금도 그렇다), 이 정도만으로 4~5년차 개발자로서 충분히 영향력을 가지고 기여하고 있다고 생각했었다.
이 시기를 지나 제품 개발 그 자체에 더 깊이 몰입하는 순간이 있다면, 그게 지금이라면 향후 커리어에 있어서 좋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하루에 3개의 면접을 연달아보는 고난을 거쳐(?) 현재 회사에 합류하게 되었다. (여기가 떨어진다면, 몇년간 이직하지 않겠단 생각도 했었다)
백엔드 엔지니어가 아닌 프로덕트 엔지니어라는 생소한 직무로 합류한 환경에서는 이전까지의 업무 영역보다 더 넓게, 즉 고객 정의, 문제 식별 & 가설 정의라는 앞단부터 고민을 시작해야 했다. (SOPT MIND23에서 인프랩 이동욱님이 발표하셨던 내용 중 프로덕트 엔지니어가 있었음을 기억하고 찾아보기도 했었다)
좋은 동료들과 치열하게 고민하며 고객이 어떻게 일하는지, 무엇을 원하는지를 파악하는 과정에서 도메인에 대한 이해는 필수적이었고 자연스레 어떻게 구현할 것인가는 후순위가 되었다. AI가 발전할수록 기술적인 구현 방식을 고민하는 비중은 더욱 줄어들 것이라는게 개인적인 생각이다.
나는 지난 5년이라는 짧은(?) 기간 동안 자의 반 타의 반(TF 참여 등)으로 메신저, AI, 리워드 포인트, 상품 전시, 카탈로그 매칭 등 다양한 도메인을 경험했다. 하지만 이렇게 제도, 정책, 실무, 그리고 다양한 페르소나가 얽힌 복잡한 도메인은 처음이다.
전자결재, 세금계산서, 재무 영역까지 여전히 알아야 할 영역이 산더미 같고 고민해야 할 것들도 많지만 그럼에도 '아직 갈 길이 멀다'는 생각과 환경이 항상 나를 성장시켜 왔다는 것을 알기에 오히려 공부할 맛이 난다. 매번 내 부족함을 깨닫는 과정이 성장의 원동력이 되고 있다.
대학교
2년 안에 졸업하겠다는 호기로운 생각으로 2023년 2학기에 방통대 3학년으로 편입을 하게 되었다. 하지만 첫 학기부터 직장 & 학업 병행이라는 매운맛을 본 뒤 2024년은 내리 휴학했다.
2025년에는 이대로 안 되겠다 싶어 1, 2학기를 모두 악착같이 보냈는데, 그간 채우지 못한 학점을 보충하려다 보니 2학기에는 무려 27학점(방통대 18, 프라임칼리지 9)을 신청하는 무식한 일을 벌였다.
2학기는 쏟아지는 과제와 시험 전날의 벼락치기로 점철된 시간이었지만 다행히 적당한 학점을 받고 무사히 마무리할 수 있었다. (다시는 이런 무모한 짓을 하지 않으리라..)
커뮤니티
2024년부터 한국 스프링 사용자 모임의 일꾼(오거나이저)으로 활동하고 있다. 커뮤니티에 기여하게 된 계기는 앞선 글 <왜 개발자 커뮤니티에 기여하기 시작했을까?> 에서 다루었으므로 생략하겠다.
컨퍼런스 참여자에서 기여자로 역할이 바뀌면서 커뮤니티 행사를 준비할 때 만나는 여러 현실적인 제약들을 깊이 경험하게 되었는데, 이제는 다른 커뮤니티 행사에 갈 때마다 준비한 분들의 노고를 먼저 떠올리게 된다.
기여자가 된 이후 더 많은 컨퍼런스와 밋업에 참석하고 개인적인 후원(3회)도 늘렸는데, 개인 후원의 목적은 다른 커뮤니티 기여자들이 행사를 준비하는데 약간의 도움을 줄 수 있기를 원했기 때문이며, 많이 참석한 이유는 어떤 고민을 했을지 직접 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다양한 행사를 다녀보며 건강한 커뮤니티를 위해서는 기여자를 위한 행사와 참가자를 위한 행사 모두가 조화롭게 필요하다는 것을 깨닫기도 했다.
올해 다녀온 커뮤니티 행사는 다음과 같다. (순서는 생각나는대로 적었다)
- Devchat Night (테디 감사해요!)
- UbuCon Korea 2025
- FEConf 2025
- K-DEVCON
- 데이터야. 놀자 2025
- DEVFEST INCHEON
- GopherCon Korea
- PYWEB SYMPOSIUM 2025
- GDG I/O Extended Incheon
- Tech Friends Mixer 2025
올해는 큰일꾼으로서 커뮤니티에서 이루어질 활동 전반을 기획하거나 운영과 관련된 실무들을 맡았다. 내가 예상하지 못했던 갑작스러운 상황(?)이였고 사내외를 통틀어 처음으로 리더라는 역할을 감당하기 때문에 시행착오도 많았지만, 무사히 2025년을 보낸 것에 안도감이 든다. (과로를 겪기도 했지만..)
항상 든든하게 곁을 지켜주신 일꾼단(형준님, 혜진님, 상표님, 효영님, 동기님, 경석님 등)에게 다시한번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Spring Camp 2024, KSUG 리더 세미나도 좋은 기억, 순간이었지만, 올해 다른 관점에서 준비한 Spring Camp 2025, KSUG Spring AI Meetup, FOSS For All 커뮤니티 부스 운영, 오프라인 스터디 지원 등은 내가 개발자 커뮤니티를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깨닫게 해준 귀중한 시간이었다. 그렇다고 그만둔다는 것은 아니고.. 내년에는 새로운 큰일꾼님과 함께 더욱 왕성한 활동을 이어갈 예정이다.
올해 운영하거나 지원했던 행사는 다음과 같다.
- Spring Camp 2025
- KSUG Spring AI Meetup
- (기도님과 경석님께서 모집하고 운영한) 취업 준비생 스터디 오프라인 밋업
- FOSS For All Conference 2025 - 커뮤니티 부스 운영
그 외에도 방통대 동아리 그로스로그에 참여해 직장인 대학생들의 뜨거운 열정을 접하며 긍정적인 자극을 받기도 했다. 또한, 지인들의 권유로 진행한 대학교 졸업생 특강이나 개인적으로 진행한 커피챗, 모의 면접, 이력서 리뷰 활동 등을 통해 타인에게 도움을 주며 나 또한 많은 동기부여를 얻었다. 이렇게 어려운 시기에 취업과 이직에 성공한 분들은 정말 대단하시다고 생각한다.
집
4년 전 매매하여 살고 있는 40년된 구축 빌라가 재건축이 확정되었다. 기쁜 일이지만 준비해야할 분담금과 여러 현실적인 이슈로 인해 2026년은 절약을 생활화해야 할 것 같다. 요새 요동치는 집값을 보니 이주 기간에 어디서 지내야 할지 막막하기도 한데, 내년 1~2분기에는 부동산 공부를 병행하며 구체적인 대책을 세워야 할 듯싶다.
토이, 사이드 프로젝트
2025년은 AI 프로토타이핑 도구와 에이전트 등이 그야말로 범람한 시기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AI 도구들을 바탕으로 다양한 개인 프로젝트가 쏟아지고 있고 창업으로 이어지는 사례도 많이 보이는 것 같다.
하지만 이전에 동갑내기 지인들과 인도네시아에 소셜 매칭 앱을 출시해 본 경험에 비추어 볼 때, 아무리 도구의 퍼포먼스가 5~10배 좋아졌더라도 내가 가용할 수 있는 리소스로는 그정도까지 사이드 프로젝트를 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개인적으로 사소하지만, 진짜 필요하기에 만들거나 AI 활용 방식을 학습하기 위한 테스트 베드 정도의 프로젝트만 만들기로 했다.
2025년 1분기에는 v0를 통해 Instafit을 만들고 Vercel로 호스팅하여 지금까지 사용 중이다. 인스타그램에 추억 / 보관용 사진을 올릴 때마다 이미지가 잘리는 것이 싫었고 시중의 앱들은 광고가 너무 많거나 구독 모델이었기에 직접 개발해서 쓰는 방향으로 틀었다.
지금도 잘 사용하고 있고 최근에는 앨리어싱이나 픽셀 깨짐 현상을 방지하기 위해 캔버스 뷰포트와 렌더링 로직을 개선했다. 아이폰 17 Pro로 스마트폰을 바꾸면서 고해상도 이미지를 업로드하다 보니 확인한 문제였다.

지난달 중순부터는 로컬 파일 탐색기인 L4MOLE(Local Mole)라는 애플리케이션을 만들고 있다. 윈도우 PC에 무분별하게 쌓인 파일들을 이름이나 컨텐츠 내용으로 빠르게 찾고 싶다는 나와 지인의 불편함에서 출발했는데 정작 지금 내가 글을 쓰고 있는 PC는 M4 맥미니이다.
로컬 환경에서 추가 비용 없이 동작해야 했고, 긴 문맥 처리와 계산 비용 최적화가 중요하다고 판단하여 BERT 아키텍처 기반의 nomic-embed-text 모델을 선택했다. 그리고 개발과 친숙하지 않은 지인도 사용할 수 있도록 PyQT를 활용해 GUI를 구현했다. 중간에 검색 방식을 HNSW에서 BM25 기반으로 변경하는 등 실험을 거쳐 현재는 깃허브에 업로드해 둔 상태다.
최근에는 이 프로젝트를 모바일 앱으로 포팅해 보라는 개발자 지인의 제안을 받아 Flutter 기반의 PoC와 안드로이드 환경 리서치를 병행하고 있다.
모바일 환경은 데스크톱보다 파일 접근 권한이나 모니터링 등 제약 사항이 훨씬 많아보이는데 제대로 포팅할 수 있을지 걱정이 많다. 지금은 네트워크 연결 없이 엣지 디바이스에서 AI 모델을 돌리기 위해 ONNX Runtime 기반으로 nomic-embed-text-onnx 모델을 실행하는 PoC를 진행 중이다.
제미나이가 리서치 과정에서 Dart 언어가 BERT 토크나이저나 Tensor 전처리를 충분히 지원하지 않는다고 알려줘서 Claude Code와 함께 dart_bert_tokenizer와 dart_tensor_preprocessing 라이브러리를 제작하여 pub.dev, Github에 배포했었다. (겸사겸사 블로그도 만들고 Verified Publisher 받으려고 2년짜리 도메인도 샀다)
다음날 얻은 키워드를 바탕으로 직접 리서치하다 보니 sherpa-onnx라는 활발한 라이브러리(중국인 기여자가 많은듯 하다)가 있었다.
괜히 만들었나 약간 후회할뻔 했지만, 생각을 약간 바꿔서 바퀴를 재발명하는 재미도 있겠다며 PoC에 활용하고 있다. 내년에는 폴더만 만들고 놔둔 Immersive Translation 크롬 익스텐션을 직접 만들어 볼 계획이다. 익스텐션을 제작할 때는 오픈소스 번역기인 libretranslate 를 로컬에 띄워서 연동하는 형태로 개발하려 한다.
나를 위한 시간
앞서 열거한 여러 활동을 병행하면서도 나를 위한 시간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했는데 크게 여행과 운동으로 나눌 수 있을 듯하다. 작년에 대만 여행을 다녀오며 처음으로 해외여행을 경험했고, 진작 이런 경험을 해볼 걸 하는 아쉬움이 컸던 터라 이후로는 1년에 한 번은 꼭 여행을 떠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그 목표에 따라 올해는 일본 홋카이도(4월)와 부산 여행(10월)을 다녀왔다. 방문했던 장소와 먹었던 음식 하나하나가 소중한 기억으로 남았고, 그 추억들이 2025년을 버티고 활동을 지속하게 하는 큰 힘이 되어주었다고 생각한다. 지금은 일본 여행 중 가장 잘 찍은 사진을 하나 선택해 아이디어스에 폰 케이스 제작을 요청하고 기다리는 중이다.
운동은 나의 생존을 위해 시작했는데, PT를 다닌지 4년이 되어가지만 살이 빠지기는커녕 5kg가 더 붙었다. 불 규칙한 식사와 수면 시간(3년동안 평일에는 3~4시간을 자고 주말에 몰아잤다) 때문인 것 같아서 올해 3분기 부터는 최소 7시간 수면을 지키고 있다.
PT 외에도 지하철 역 3정거장 전에 내려서 걷기나 필라테스를 병행하고 있는데 최근 한달간 3kg가 빠져서 기분이 좋은 상태다.
이 외에도 아직 진행 중이라 미처 다 적지 못한 일들이 남아 있고 하고 싶은 일도 많다. (티스토리를 버리는 것도..) 내년에는 이 모든 일들을 잘 마무리하고 싶으면서도, 앞으로 마주하게 될 새로운 일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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